그런 모든 것들이 지나가고 나는 아직 의도치 않게 붙어있는 숨을 떼낼 방법을 찾지 못해 어찌됐든 71 78 (가끔 100을 웃돌 때가 있다)이 되었다 뱉지 못한 것들은 안에서 쌓여 거진 쓰레기가 되어가는데도 어쩔 도리가 있나 나는 주사만 맞고 가면 끝이지 뭐 회원가입할 때 생년월일 입력란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단걸 어릴 적엔 알 수가 없었다 그 무게감...
저 멀리 있는 내가 싫어서 엎드려 죽기만을 바라고 있을 땐 사려 깊은 말 한마디도 거슬려 아프더라 다친 상처는 어디에도 없는데 연신 흉터만 찾고 앉아 있으니 반창고를 붙여줘도 효과가 있을 리 없더라 마음이 아프면 빨간 약을 드세요 피는 안으로 삼켜야 아무도 아픈걸 모르는데 무엇이 피인지 모르겠으니 빨간 거라도 삼켜보자 고칠 수 없는 지긋지긋한 병을 치료하는...
시침과 분침이 겹치고 어느 누구도 울지 않던 그 밤 여기저기 돋아난 생각들은 한데 얽혀 지독한 덩어리가 되었다 뜨거운 덩어리에 데여 어쩔 줄 몰라하던 나를 보던 아빠는 불만 끄고 나갔고 탄내나는 방 안은 깜깜해졌다 이제는 무엇도 없는 목을 쥐어짜며 노래를 부른다 화면은 너무나 밝았고 내 머리는 너무나 또렷했지 파삭파삭한 중국식 호떡을 한 입 크기만 컸지 아...
사람 손은 두 개 뿐이라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쳐왔던가 이것저것 예쁜 것들도 엉뚱하게 자라 있는 이상한 것도 어느 샌가 잡으려니 사라져 있더라 남들 품에 한아름 안겨진 걸 보며 퍽 부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게 손은 두 개 뿐이라서 가족도, 친구도, 그 무엇도 정신 차리고 잡으려니 사라져 있더라 없는 것을 잡으려 한들 손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을 거라고 우...
기나긴 섣달 그믐날 밤이 지나고, 슬피 우는 종달새를 매정하게 지나쳐도 누구도 날 매도하지 않는 까마득한 새벽이었다. 꿈을 꾸는 것같이 가벼운 몸뚱아리로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한여름 밤 촉촉하게 만져지는 살덩이 겉껍질 느낌마저 잊어버린 상태였고 또한 영원히 느낄 수 없게 되었다. 까칠한 벽돌에 몸을 누이고 밤하늘 한 단을 오려 이불삼아 ...
드문 증상도 아닌데 손톱을 물어뜯어 물감인지 피인지 모를 정도로 가슴만 쥐어뜯다보니 연신 생채기만 토해내다 커터칼로 그어낸다 안심할 시각은 오전 열두시 정각이라고 믿었지만 어찌하여 달라지는 것은 없는걸까 더는 누워있을 의지도 없었는데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관심을 욱여넣는다 삼시세끼 이대로 살면 죽을 텐데 본능이란게 무엇인지 다리는 죽을만큼 떨고있지만 표정은...
손이 떨릴 정도로 무서웠다고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걸 남들이 다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나는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 뇌에 힘을 뺀다 잠을 자려고 베개에 누울 때처럼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힘든 날은 이제 다 지나갔어 아니아니 또 칼을 들고 찾아올 지 누가 안담 나는 신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고 털이 없는걸로 봐서 ...
공허한 구슬 속에 숨어나랑 숨바꼭질을 하자는 거니나무로 된 집은 눅눅해도맨살이 드러난 몸은 생채기가 난다펜을 잡고 놀며 종이를 물들이는그런건 하지 않을 거 같은데특별한 시상이 떠오르기는 할까내 생각에 너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손가락을 톡톡다른 방식으로 들어보면 정체를 모르지나는 너를 조금 다르게 보려고 해허벅지 아래의 십자가도 ...
원래 세상은 스케치북 같다고 말들 하잖아요막 뜯은 파릇파릇한 만년필에개미 눈동자만하게 잉크 묻혀놓고쌔빠지게 굴리고 있던걸 뭐원래 세상은 스케치북 같다고 말들 하잖아요예쁜 그림 위 시뻘건 물감을 엎질러놔도알코올 몇 방울 스포이드로 똑 똑 떨어뜨리면알아서 다 닦아주던걸 뭐원래 세상은 스케치북 같다고 말들 하잖아요갈기갈기 찢어졌던 조그마한 종이가다 이어지기도 전...
뛰어내리는거야아무것도 없는 새까만 저 편에뛰어내리는거야감싸안는거야겉껍질만 예쁘장하게 색칠한 다음감싸안는거야바라보는거야없던 것도 만들어내서 후회한 다음바라보는거야탓하는거야누구 하나 핀셋으로 꼭 집어다가탓하는거야흘려보내는거야바늘로 찌르던 물 찍어 바르던흘려보내는거야등 돌리는거야한동안은 그렇게 잊은 척등 돌리는거야그러다가 하나 둘 셋 하면다시 돌아가는 거야.
때없는 이른 결심에 모두가손을 내젓고 안된다고 말하더라선택은 내 자유라도 그건 안 돼?가는 건 네 자유라도 그건 안 돼수없이도 많은 길이 있는 줄알았더니 그것도 아니었어서넘어진 남의 밥그릇을 지켜보며불확실한 손가락만 빨아댔었다예쁜 숫자를 원했지만 연필을잡기 귀찮아서 입만 벌렸다누워있어도 단물은 떨어졌지만감질나도 나태함은 여전했었다듣고나니 어떠니? 확실한 질...
손에 쥐고있던 오늘과 내일 속잠든 너는 깨어날 줄 모르고끝없는 딜레마에 오랏줄 몇 개묶어두고 그저 그저 안심한다 코 앞이란 무엇일까꼭대기는 수도 없이 날 기다리는데코 앞에 도착하면 할 수 있을까생각대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머릿속으로 들어온 말 한마디에추상체가 놀라 색상을 어지럽힌다흉흉하게 자란 모든 것을 보고있으면가엾게도 미래까지 돌았나보더라고 아무리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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